어제부터 직사각형 초콜릿을 한 조각씩 뚝뚝 떼어 먹고 있다. 입 안에서 녹여 먹기도 하고, 깨물어 먹기도 한다. 한껏 달짝지근해진 침은 매혹적이다. 따뜻하다.
내일이면 이천십이년도 이제 한 달만 남게 된다. 십이월.
나는 한 살을 더 먹을 테고, 나이에 대한 책임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어제 초콜릿을 먹다가 문득 우리는 왜 모든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처음으로 보았던 것, 그때 맡았던 냄새, 들렸던 소리, 간밤에 꾼 꿈의 이미지, 그리고 내가 보았던 사람들, 들었던 목소리, 느꼈던 느낌을 통틀어 모든 경험들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경험과 기억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면 모두 기억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나는 아직 아이같은 면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욕심이 많아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싶어하는 철부지같은 면이 남아있는 것 같아 조금은 기뻤다. 경험한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 나를 스쳐지나갔던, 단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버릴 법한 사람들의 얼굴, 다시는 보지 않을 아줌마들의 시끄러운 대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매 순간 순간의 인상을 나는 모조리 기억하고 싶다. 모조리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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