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8일 화요일

이젠 누구에게 내가 플룻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가 부끄럽다. 손을 놓은지 이미 오래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등학생 때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라면 정신 사납게 학교를 가로지르고 뛰어다니던 내가 얌전히 플룻을 다루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 년만에 잡아 본 플룻은 이제 소리가 나지 않았고, 괜히 속상하고 또 아쉬워서 플룻에 대한 미련이 머릿 속을 떠나질 못하고 있다. 새로운 악기를 장만하기엔 수중의 돈이 넉넉치 못해서 속상함은 시간이 지날 수록 배로 불어나고 있고, 마우스를 쥔 나으 오른손은 말을 듣지 않고 더 좋은 악기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저께는 중학교 때 나와 함께 플룻을 연주 했었던 친구가 아직도 플룻을 연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나에게는 이미 낯선 이름이 되어버린 플룻을 그 아이가 아직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음 뭐랄까 내가 묘한 질투심과 동시에 부러움에 사로잡혔다고 할까? 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때문에(결과적으로 열심히도 하지 않은 공부였지만) 플룻에 손을 놓았었는데 반해 그 친구는 여전히 악기를 다루었다는 건, 그 아이가 나보다 더 많은 감성과 경험을 악기로써 느꼈다는 걸 뜻하잖나. 이상한 시기심이 생겼다. (참 이럴 때보면 나도 욕심이 꽤나 많은 아이인데.. 잘 드러나질 않아) 인생에 있어서 분명 특정의 것들이 발달할 수 있는 특정한 시기가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채 학생들을 공부에만 매달리게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교육과정에 많은 불만을 품고 있는 나에게 이런 사소한 비교는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구!! (T.T)

어쨋거나. 그 아이에 관련된 말들은 뒤로 제쳐두고서.
난 새 플룻이 갖고 싶다고! 소리만 나면 넙죽 절이라도 하겠소이다, 고맙다고.
그 정도로 난 간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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