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4일 금요일

메일을 보내러 구글에 들어왔다가 문득 블로그를 너무 오래 방치해둔건 아닌가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하하. 사실 요즘은 학교에서 쏟아지는 과제들 수습하기에도 바쁘다. 작년에 전과를 하자마자 과감히 휴학을 해버리곤 학과공부를 미뤄둔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다고 휴학했었던 1년을 후회하는 건 아니다. 분명 나는 빠른 속도로 걷는 걸음보다 불안정한 내 나이와 상황을 가늠하여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게 더 현명할 것이라 여겼으니까. 확신보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인생을 살아가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몸소 깨닳았으니, 과연 그 1년 동안의 일들을 숫자로 나열하는 건 쓸모 없는 일이라 본다. 덕분에 이렇게 복학한 늙은이임에도 불구하고 학과 공부에 허덕이는 신세가 되었지만. 하지만 나름의 쏠쏠함이 있다. 누군가 나를 채찍질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나를 채찍질하며 무언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래 나라는 사람이 욕심이 많아서 무엇이든 잘하려고 덤벼든다기 보다는 남들보다 부족함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앞서 나가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바를 메꾸어 감에 따른 쏠쏠함이 있다, 요즘은.

하지만 과제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날수록 나의 자유는 자꾸 없어진다. 하지만 덕분에 쓸모 없는 곳에 허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음은 또 행복한 일이다. 자유가 온전한 자유가 되기 위해서는 그 자유의 시간이 오롯이 나를 위해 쓰여야 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자유롭긴 자유로웠는데 그 자유가 과연 나를 향한 자유였나 아니면 태만의 자유였나,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오늘 아침은 모닝커피를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머리가 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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