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익숙해지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스물의 중반을 넘어가는 이 시점에도 나는 여전히 사람과 가까워지는 일이 두렵다. 그 사람과 함께 있었던 그 자리, 그 시간, 그때의 대화 그리고 분위기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하다 할지라도 그와의 시간 속에는 내가 감지할 수 없는 그만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직 그만이 구사할 수 있으며 그 세계에서만 형용되는 언어와 생각의 틈바구니 속으로 나는 감히 들어갈 수 없다. 당신이 삼키고 있는 말이 무엇인지, 당신이 감추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모조리 알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모른다는 공포심이 얼마나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들은 자신에게, 서로에게 더 솔직해져야 하나보다. 상대의 솔직한 모습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낄 수 있고, 나의 솔직함으로 상대를 안도하도록 만들 수 있는데 사실 솔직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기 때문에 솔직함에 대해선 어떤 의지도 쉽게 들지 않는다. 나의 탈을 벗고 나 자신을 대하고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 무섭도록 아름답고, 아름답기에 무섭다.
2013년. 나는 내년에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게 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날 것이며, 어떤 일들을 경험하고, 어떤 일을 수행하고 또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 궁금하다. 그리고 내가 마음을 주게 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지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과연 누가 내 안의 당신이 될까.
만나고 싶어요.
나의 두려움을 나눠가질 누군가를 기다리며.
(2012년 마지막 일요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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