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스트레스가 마구 마구 쌓여있는 듯 하다. 눈이 자주 침침해진다. 읽다 지친 책들과 단 한글자도 끄적이지 못한 노트가 연민스럽게 흩어져 있다. 기분이 꽤나 울적하다.
새로운 2월.
희망
에 대한
새로운 노래를 읊조릴 시간
모든 것들이 잘 지나가기를
내가 그 모든 것들의 징검다리를 무사히 건너기를
앞만 보고 달려간다는 무서운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다시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싶지도 않다. 사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걸어가긴 하는데 차마 발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풀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발걸음은 아직 굳게 얼어 있다. 얼음이 녹기 위해서는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건만 그 온도를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한 마디로 현재 나는 일시 정지의 상태. 더욱 힘차게 자가 발전기를 돌려야 겠다.
동네에 새 볼링장이 생겼다. 어제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길에 친구의 연락을 받고서 가서 실컷 치다가 새벽 열두시가 넘긴 것을 확인하곤 헐래벌떡 집으로 뛰어왔었는데, 그 덕분에 온 몸이 찌뿌둥하다.
몇일 전에 동계 아시안 게임을 시청하다가 갑자기 울컥 했었다. 분명 우리나라 선수는 신나게 1등으로 달리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이없게 기분이 울렁거렸다. 저 한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몇 년 씩을 자신을 혹사시키고, 한번의 성취감을 위해 숱한 슬럼프와 온 몸의 고통을 견뎌내는구나, 장담할 수 없는 승산을 위해 자신의 젊음을 바치고, 때로는 실패로 절망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건가, 그 삶은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들이 뒤죽박죽 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삶을 연민하고 있었다. 울컥, 울컥. 가혹하지만 멋진 그들의 젊음 앞에서 나의 젊음은 너무 보잘 것 없었고, 나의 몸뚱어리는 언제나 작디 작은 나의 골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두통이 넘실거렸다.
가치에 관한 혼란에 빠졌을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해줬던 조언을 잊지 못한다. 나는 그 말에 아직도 나를 의지하고 있으며 동정받기를 원하는 동시에 증오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는 가치가 있으며 의미있다는 그 말. 그건 일종의 물과도 같은 말이었다. 인간이 지구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당연하게 존재했었던 그것. 그 존재와 가치와 의미. 물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가장 만연한 요소이다. 고로 그것은 굉장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없을 수도 있는 존재이다. 너무 당연하게 존재하니까. 나의 존재의 가치 또한 그것과 다름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평범하다' 라는 개성의 만연화와는 다른, 가슴 속으로 형용할 수록 더욱 비참해지는 그런 것.
나는 그래서 더 많은 것을 갈구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전부 나의 손아귀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절망스러운 사실을 알고 있다. 언제나 나의 삶의 일부는 미완성으로 끝난다는, 그 허무한 그늘 아래에서 내가 찾을 것은 행복보다는 절망이고 충만함보다는 결핍이다. 어쩌겠나. 그게 나인걸. 여전히 믿고 있다. 행복과 절망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그것들은 분명 극과 극의 장소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 원천은 동일하며 그 곳에서 풍기는 에너지는 언제나 화사롭다는 것을.
진짜 2011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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