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6일 화요일

원래 세계의 경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머리는 청량한 숲이라기보다는 앞 뒤, 심지어는 양 옆의 구멍마저 틀어막힌 삭막한 구조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공간 속에서는 무엇이든 자신을 확신시켜주는 꼬리표가 있어야하고 반드시 그와 대조되는 또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여야지만 가능했다. 확신과 이분법만으로 세상의 모든 창을 들여다보는 나의 이 머리구조는 단순하기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는데, 덕분에 나는 한시도 가슴 깨끗한 숨쉬기를 할 수가 없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 과연 답이 있고, 명확한 정의가 있을까.
내가 만든 이분법은 결국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서 뿜어져나오는 모호함에서 비롯되어졌는데, 그것들은 언제나 음과 양 이라는 세계와 그 두 세계를 지탱해주는 중심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세계들이 조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자체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내 나름의 선 긋기를 시작하였었다. 결국 그 기준은 무조건 존재해야한다는 이분법을 만들어내었고, 그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 나는 둘 중의 어떤 것에 내 자신을 확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느꼈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답을 달고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세상을 살아간다기 보다는, 나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답들은 세상의 도처에 깔려있다기 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세계관 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나는 다소 늦게 깨닳았다. 왜냐하면 나는 '나'라는 존재인식에 굉장히 취약했고, 나를 인식하기 위해 아주 많은 시간을 소모해왔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참으로 신기한 공간이다. 나라는 공간은.
내가 만든 나의 이분법적 세계를 허물면서 나는 더 '나'에게 가까워져가고 있고
세상의 답을 찾아가는 나의 창문의 폭은 위로 아래로 그리고 양 옆으로 쭉쭉 넓어져 가고 있다.
내 자신이 아직은 미숙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 빼고는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블로그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