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7일 화요일

한번도 진심을 담아 하지 않았던 말이 하나 있다. 외롭다.
나에게 외롭다 라는 말은 목구멍에서 톡 하고 메마른 소리를 내며 뱉어내어지는 순간, 그만 혀를 콱 하고 깨물어버릴 그런 말이었다. 이 지경이라면 그건 아마도 외롭다는 것이 단순한 말 이상으로 나의 삶을 구성해 온 일부에 속한다는 뜻이 된다. 그 일부가 부정적이라는 건 읽는 이의 짐작 나름이고. 사람은 정말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존재이다. 또한 그 사람을 오랜 기간 알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해서 알고 있다 라고 말할 수도 없을 뿐더러. 나 또한 나의 글들이 타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나의 이미지와 아주 많이, 저 멀리 강 건너편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게 누군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멀게 느낀다는 걸 알고 있다.

외롭다.
어쩌면 너무나 오래 익숙해져왔기에 나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려 든건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너무 외로워 타인들이 말하는 외롭다는 말을 공감해 줄 공간을 내어주고 싶지 않아, 일부러 외롭다는 말을 더 기피했다던가. 나는 결코 내가 외롭지 않은 동물이라 생각했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로워지고 싶지 않아 나는 타인에 대한 방어벽을 더욱 철저하게 쌓았는지도 모른다. 고백같은 이 글을 쓰면서 점점 확신이 드는 건, 정말 내가 외롭고 외로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로워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타인으로부터 내 외로움을 보장받으려는 나약함을 거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두 손이 없다. 절단된 손목만이 나의 외로움과 그간의 세계와의 괴리를 보여준다. 피도 한방울 나지 않는다. 나는 잘린 두 손목을 바지춤에 넣고선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나의 손들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지 못하겠지. 어쩌면 나는 그 사실에 쾌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다친 자신의 손을 들고서 나를 찾아와 위로해달라는 그들의 태도에, 나는 보이지 않게 비웃었는지 모른다, 더 잘난듯 행동했는지 모른다. 나는 잘린 손목으로도 이렇게나 의연하게 살아가는데 너는 이런 일로 고통스러워하니? 역시 사람이란 나약해. 라고 나 자신에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라도 내 자신을 다독였는지도 모른다.

나의 글들의 대부분에서는 어렵지 않게 '나' 라는 존재와 '불확실의 단어들' 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어느순간 나 자신을 잃어버렸음을 깨닳았다. 그렇게 되기까지 특별한 사건이나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정말 그냥, 마치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붉게 변하는 하늘을 등에 지고서 양 손엔 묵직한 장바구니 두개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다 문득 돌아본 고개에 전기가 틔인듯, 어떤 메세지가 가슴으로 꽂힐때처럼. 정말 그랬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 중의 하나였고, 나는 그 메세지 또한 늘 그랬던 나의 일상 중의 하나라 여겼다. 그렇게 잃어버린 나를 떠올리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눈을 뜬 것은, 나의 존재에 대한 허덕임과 갈망이었다. 세상 그 어디에도 나라는 조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 라는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도.

외로움을 비껴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나의 벽들이 이렇게나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 몰랐다. 그래. 어쩌면 모르고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 그렇지만 정말 나는 그 벽을 허물어야만 하는 어떤 이유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 이유를 위해서라도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 마음의 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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