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고 또 다시 한 살을 먹을 생각을 하니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고민이 산더미 같았다. 그리고 시험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쏟아지는 숙제들에 초조해지고 또 갑갑해져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책 한권을 제자리에서 뚝딱 읽기가 힘이든다. 그만큼 요즘의 나의 시간들은 한뭉텅이로 있기보다는 조각, 조각 나뉘어져 있다.
몇일 전에 W 마지막회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들이 아직 죽지 않고있다, 내 가슴 속에서. 그 때 내가 받았던 그 감동들에 최대한으로 빛을 집중시켜 그 힘을 원천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번번이 한다. W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독하고 많은 것들이 결핍된 삶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처럼만 살아가고픈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나 또한 그런 사람들의 희망을 담아오거나 전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그리고 언젠가는 꼭 영화를 만들고 싶다.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를 보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처음으로 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또 영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던 나의 첫 감동은 다른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였지만. 결정적으로 영화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건 여행자를 보고 나서였다. 그 영화 속에는 나의 기억 속의 내가 있었고 또 결핍의 슬픔이, 아름다움이, 희망이 살아있었다. 나는 희망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영화를 처음 봤던, 그 순간에도 나는 희망을 믿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꿈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목소리와 희망을 말하던 희망이 없는 곳의 어린아이들의 연약해보이기만 하던 그 손이 희망을 말하고 있었기에, 나는 도저히 희망을 거부할 수가 없어졌다. 희망을 믿고 그 희망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 당당히 오해하고 왜곡할 자신이 생겼다. 언젠가는 꼭 영화를 만들 것이다. 희망을 거짓말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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