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6일 토요일
요즘 글을 너무 안 썼더니 엉망이 되어버렸다. 사소한 일기일지라도 자주 자주 썼을 때는 글을 쓴다는 그 행위가 손에 익어서 아주 자연스럽게 글에 속력이 붙었었는데 이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손도 굳어버렸다. 글을 쓰면서 내가 가장 답답하고도 두렵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가 손가락을 움직이기 전에 뇌를 먼저 지긋이 누르는 것인데, 지금 내가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이 무서워진 것이다. 직관적으로 쓰기보다는 먼저 생각하고 계산하고서 글을 쓰려니 여간 힘이 들고 답답하다. 내 눈썹 위의 신경성 주름들은 더욱 짙어간다. 어딘가에 집중을 하거나 신경을 쓰면 가장 먼저 눈썹 위의 주름이 대답을 하고 그 다음은 긴장이 풀려 끝을 모르고 튀어나온 입이 시늉을 한다. '나 지금 엄청 신경쓰고 있어' 라고. 글쓰기가 어려워졌다는 사실 하나에 나는 오늘 밤 무척이나 절망을 느낄 것 같다. 답답한 노릇이다. 다시 새로워지고 싶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좋을텐데. 역시 사람이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힘들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다보면 얻는 것이 있는 만큼 버리는 것도 많아지는 법인데, 버리는 것에 나의 의지가 투영되지 않았음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다. 글 쓰던 습관 하나를 잃고 슬퍼하는 오늘의 나처럼. 에라이 모르겠다. 내 마음대로 무엇이든 잘 되겠지. 다만 나는 매 순간마다 나를 잃지만 않으면 되겠지. 에라이 정말이지 모르겠다. 될대로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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