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몇 달 만에 극단을 다녀왔다. 호되게 혼이 났다. 현재의 나의 태도에 대한 질책이라기보다는 나의 인생 전반에 대한 혼구녕에 나는 그만 바닥만 계속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마땅히 떠오르는 극단의 모습이 바닥 밖에 없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쳐다보고 있었나보다. 많은 말들을 들었는데 아무런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흔한 단어들 조차,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단지 딱딱한 테이블 위를 나뒹굴던 죽은 바나나와 그의 몸 곳곳에 새겨진 검은 멍들의 고통들 밖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내가 그 곳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혼이 난 것에 대한 상징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지금이 새벽인지라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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