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8일 화요일

아무도 모른다

도시 한복판. 해가 뜨는 아침에서 어둠이 잦아드는 저녁이 될때까지 나의 존재를 일부러 인식시키려 하지 않는이상에야 아무도 나를 모른다. 존재를 부각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사실, 도시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 최대한 밀착해서 앉게 되는 지하철에서조차 우리들은 아무 말이 없다. 서로를 알아야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서로에게 관여할 관심 또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하철 속 사람들을 제대로 응시하는 것에 민망함을 느끼곤, 아무도 모를 곁눈짓으로만 서로를 염탐한다.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속의 어른들이 그렇다. 세상으로 버림받아 점점 세상으로부터 멀어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곁눈짓으로 보면서도 그들에게 관여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무관심 속, 덕분에 세상으로부터 존재를 부여받지 못한 아이들 중 하나가 죽어 땅에 묻히는 순간까지 세상과 어른들은 그들의 존재를, 아무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감히 내가 그런 어른들을 향해 비난의 말을 뱉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호해줘야할 사람들을 보고서도 그냥 돌아섰던 적이 없지않아 있었던거 같다란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생각에만 그쳤었지 실제로 그들을 감싸안아 준 적은 제대로 있었나 싶었다. 이런 나의 행동이 아무도 모른다 속의 어른들의 무심함과 다를게 뭐가 있나 싶다.

개인주의의 도를 넘어선 서로에게 마음의 얼굴을 내밀지 않는 사회.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이 떠나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자신의 영역이 버거울 정도로 넓어 다른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야박함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가 끔찍한 점은 픽션이라는 어느정도의 과장이 가미된 이야기가 아닌 실화를 토대로 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스토리가 되기 이전에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니. 한 마디로 이 영화의 잔인함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라는 점이다.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아이들을 수상쩍게는 생각하지만 금새 아무렇지 않게 여겨버리는 무관심한 어른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어린 아이들을 내버려두고서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떠나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이기적인 엄마가 살아간다. 자기만을 향해 있어 남들을 얼마나 괴롭게했는지도 모르는 무관심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왔던 우리들에게 던지는 일침과도 같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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