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른들의 세계를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솔직함이 때론 잔혹함이 될때가 있다. 가령 미워하는 친구에게 혹은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서슴없이 그건 마음에 들지않아, 너는 그래서 미워 그러니 다음에는 그러지마 라는 말을 하곤한다. 아이들은 그 말들이 상대를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모르고 말을 한다. 아주 단순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 때, 그 때 말하는 것 뿐이지 그들이 별 다른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말은 생각을 대변하는 말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 마디로 자신의 생각에 다른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아플 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없는, 아직까지는 자신의 머릿 속에 타인을 집어넣기엔 어려서, 상대가 듣기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서 그저 자신이 했던 생각에만 충족되는 말을 하면 되는 건줄 안다. 그건 잘못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솔직한거기 때문에.
하지만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구분할 줄 아는 어른들에겐 아이들과 반대로 비밀이 많다. 상대의 얼굴을 보고 내뱉는 말들의 대부분은 상대를 고려한 말들이다.정말 싸울 요량으로 했던 말들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대화에서 그들은 했던 생각의 전부를 말로 쏟아붓진 않는다. 절반은 순화시켜 말 할지라도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머릿 속에 꽁꽁 숨겨둔다. 그래서 간혹 대화를 하다보면 상대가 말을 하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게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하는 말과 진심이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 라는 의심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벌어지고 벌어지는 사소한 의심의 간극은 남을 배려했기 때문에 생긴 어른들의 말의 세계에 대한 불신이 되기도 한다. 차라리 듣기 좋은 말 백번 들을 바에야 시원스레 말하는 아이들의 솔직함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되기도 하는 것이다.
말에는 진정성이 담겨있어야 한다. 거짓말이 때론 약이 될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라면 분명 거짓말 속에도 진심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진심이 다른 방향으로 표현된 것이 거짓말인 것이다. 가끔 사소한 일로 다툼을 시작하다가 헤어지자는 말로 끝을 맺어 놓고는 멀쩡하게 다음날 다시 만나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커플들을 자주 본다. 그들은 그렇게도 무거운 헤어지자는 말을 홧김이라는 단순화로 얼버무린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무거운줄 모르고 너무 쉽게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거 같다. 말에는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와 무게가 실려있기 때문에 함부러 사용해선 안된다. 단순히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적인 존재 그 이상으로 말에는 무수한 의미와 가치들이 실려있다. 말은 나를 보여주는 나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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