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4일 월요일

애기를 때리는 엄마를 봤다. 4~5살쯤 된 아이였는데, 처음엔 등을 돌리고 있어서 꾸짖는 소리와 함께 찰싹, 찰싹 소리만 들려 단순하게 아이 엉덩이를 때리나보다 싶었는데 이게 왠걸, 그 소리가 연이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엄마가 애기 뺨을 사정없이 갈기고 있더라. 시뻘개진 얼굴로 비명 한번 안지르고 맞고 있는 걸 보니 이게 처음 있었던 일은 아니었는 듯. 계속 되는 구타에 다른 아기 엄마랑 몇몇이서 하지말라고 말렸더니 대꾸도 없이 택시에 타더라구. 그런데 이상하게도 택시는 출발을 않고, 기사 아저씨가 자꾸 뒷좌석을 힐끔거리는게 수상해 다가가보니 택시 안에서도 역시나. 결국 택시 문 억지로 열고서 참지 못한 다른 아기 엄마가 뭐라했고, 그래도 자기 잘못한건 아는지 대답도 못하는 아기 엄마와 피 터질꺼같이 시뻘개져 퉁퉁 부은 얼굴에 증오와 미움이 섞인 아이의 눈동자를 보고나니 정말 맥이 빠지고 할 말이 없어지더라.

그건 벌을 주는 것이 아닌 엄연한 학대였다. 또 어른의 분풀이었다.
그 엄마에게 아이는 단지 어른의 분풀이에 저항할 힘 없는, 그렇기 때문에 분풀이에 아주 적합한 도구에 불과해 보였다.

하지만 엄마가 자신의 자식을 학대하는 괴물이 되기까지의
처지와 상황이 있었을 것이고 (우울증이라던지)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그 엄마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물론 그 엄마가 아이를 구타했던 그 때의 그 순간은 정말이지
태어나서 봤던 광경들 중의 가장 끔찍했던 장면이었지만.

또 한편으론 아이가 .. 난 참 그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 아이의 눈이. 엄마가 어찌됐거나 아이는 엄마의 행동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약자인데, 그 아이가 얼마나
불안한 정서를 지니고 있을지, 자신의 엄마를 어떤 사람이라고 여길지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더 죄스럽게 느껴졌다.

아이도 엄마도 상처가 많은 사람인듯 했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세상이 그런건지, 사람이 그런건지,
세상의 악도 미움도 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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